목록보기
미식 · 보드 03

자갈치시장에서 회 제대로 먹는 법

1층에서 생선을 사서 2층 식당으로 들고 올라가 먹는, 자갈치시장만의 독특한 2단 시스템. 가격 구조부터 바가지를 피하는 요령까지 알아두면 훨씬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자갈치시장 좌판에 진열된 다양한 활어와 해산물

자갈치시장 좌판에 늘어선 활어들. 사진: 한국관광콘텐츠랩, 공공누리 제1유형.

1층에서 사고, 2층에서 먹는다

자갈치시장에서 회를 먹는 방식은 일반 식당과 다르다. 건물 1층은 생선을 파는 좌판과 수족관이 늘어선 시장이고, 2층은 그 생선을 손질하고 상을 차려주는 식당가다. 손님은 1층에서 원하는 생선을 직접 골라 사고, 그 생선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는다. 회를 뜨는 사람과 상을 차려주는 사람이 다른 셈이다.

이 구조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사실 한국에서는 드문 방식이 아니다. 서울의 노량진수산시장도 정확히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 전국의 대형 수산시장 상당수가 이런 '1층 구매, 2층 취식' 구조를 공유한다.

2층 식당가에 올라가면 '초장집'이라는 간판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는 특정 가게 하나의 상호가 아니라 이런 식당들을 통칭하는 일반명사에 가깝다. 즉 '초장집에 가야 한다'는 말은 특정한 한 곳을 찾아가라는 뜻이 아니라, 2층에 늘어선 여러 식당 중 아무 곳이나 골라도 된다는 뜻이다. 자리가 많이 비어 보이거나 손님이 붐비는 곳으로 편하게 들어가면 된다.

돈은 두 번 낸다

1층과 2층에서 지불하는 돈은 별개다. 회 값이 상차림비에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니라, 두 단계에서 각각 따로 계산하는 구조라는 점을 알아두면 헷갈리지 않는다.

구분항목대략적인 비용
1층 생선 구매 (횟감) 생선 종류·무게에 따라 다름 — 아래에서 자세히
2층 상차림비 회를 뜨고, 초고추장·밥·매운탕 재료·반찬 등 상을 차려주는 비용. 2층 식당에서 별도로 지불한다.
2층 찜 조리비 (선택) 랍스터·대게처럼 쪄서 먹어야 하는 생선을 골랐다면, 조리비 몇천 원대가 추가로 붙는다.
팁은 필요 없다

한국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팁을 주고받는 문화가 없다. 식당·택시·미용실 어디에서든 마찬가지이고, 자갈치시장의 좌판이나 2층 식당도 예외가 아니다. 상차림비를 넉넉히 냈다고 해서 별도로 팁을 챙길 필요는 없다.

바가지 쓰지 않는 법

자갈치시장 상인 대부분은 정직하게 장사하지만, 큰 시장인 만큼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 몇 가지 있다. 아래 두 문장은 그대로 따라 말하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무슨 회를 고를까

뭘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면 광어(넙치)나 우럭(조피볼락)이 무난하다. 두 생선 모두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회감이고, 살이 단단해 쫄깃한 식감을 낸다고 여겨진다. 어획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 가성비 좋은 선택으로도 꼽힌다. 매콤한 음식에 익숙하지 않다면 초장 대신 간장과 와사비를 달라고 해도 된다.

광어 (넙치) 흰살 생선 중 가장 대중적인 선택. 탄탄하고 쫄깃한 식감, 무난한 담백함으로 첫 자갈치 방문에 실패가 적다.
우럭 (조피볼락) 광어보다 살이 조금 더 쫄깃하다는 평. 매운탕용으로도 즐겨 쓰여 회와 함께 즐기기 좋다.

회를 다 먹은 뒤엔, 매운탕

상차림비에는 대개 매운탕 재료도 포함돼 있다. 회를 뜨고 남은 생선의 뼈와 머리로 얼큰하게 끓여내는 국물 요리로, 자갈치에서 회 코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게 보통이다. 밥을 말아 먹으면 한 끼가 제대로 마무리된다.

생선 매운탕, 얼큰한 국물 요리

회를 뜨고 남은 뼈로 끓인 매운탕. 이미지: Pixabay (kps79421), Pixabay Content License.

언제 가야 할까

'아침에 가야 제일 싱싱하다'는 말을 종종 듣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좌판의 생선들은 늘 살아 있는 채로 관리되기 때문에, 낮에 간다고 해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신선도가 아니라 2층 식당가의 영업시간 쪽이다 — 보통 오전 10시는 되어야 문을 연다.

바닥이 젖어 있을 수 있다

얼음과 바닷물을 계속 다루는 시장 특성상 좌판 주변 바닥에 물기가 있는 경우가 많다. 미끄러울 수 있으니 다닐 때 신발과 발밑을 한 번씩 신경 쓰면 좋다.

10월 말엔 자갈치축제도 있다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매년 10월 나흘간 열리는 축제로, 2025년엔 10월 23~26일에 32회째 진행됐다.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초대형 회비빔밥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이벤트, 전통 공연, 불꽃놀이 등으로 채워지고 입장은 무료다. 영어·일본어 안내까지 제공될 만큼 외국인 방문객도 염두에 둔 축제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2026년 정확한 일정은 아직 발표 전이라, 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일정을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결제는 카드로 될까

한국은 카드 결제 인프라가 워낙 잘 갖춰져 있어서, 노점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좌판과 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카드 수수료 부담 때문에 현금을 은근히 선호하는 곳도 간혹 있다. 생선을 고르기 전에 "카드 되나요?"라고 미리 한 번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구글맵에서 위치 보기 새 탭에서 열려요 — 정확한 위치와 영업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 보드의 다음 이야기

미식 보드에서 더 많은 부산 음식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미식 보드 보기